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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수랏상에 오른 '빗간이' 파래를 아시나요

[주미경의 음식칼럼⑨]
파도에 너무 맞아 파래져 버린 파래지 담는 레시피
섬여행에서 만난 빗간이 샐치파래
음식도 기록이 중요 '나이드신 어른이 한분 돌아가시면 도서관 한개가 사라진다'

  • 입력 2021.03.05 09:54
  • 수정 2021.06.01 08:38
  • 기자명 글: 주미경 편집: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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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7년째 남경전복을 운영해온 유기농 전문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시국을 맞아 면역력을 높여주고 조미료 없는 음식 만들기 레시피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코로나를 이기는 기본은 면역력이 답이다. 주미경의 음식칼럼을 통해 음식 전문가로서 건강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함께 건강한 음식만들기 연재로 다양한 음식 레시피를 공유코자 한다.

▲ 칼슘, 요오드, 단백질이 많아 영양의 보고로 알려진 파래무침 요리
▲ 칼슘, 요오드, 단백질이 많아 영양의 보고로 알려진 파래무침 요리

파래의 유래 '청태'에서 '해태'까지

식당을 하는 이유로 많은 망설임 끝에 오랜만에 섬마을 여행을 따라 나셨다. 모처럼 들른 섬마을은 인적이 드물고 황량하다.

이곳 섬도 예전에는 북적거리고 살았을 마을이 지금은 빈집이 많고, 빈집에는 개 짖는 소리만 요란하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섬마을인지 발전기 창고가 있다. 지나는 길엔 생명을 다한 굴과 고막 바지락조개들이 무덤을 이루고 있다. 조개무덤을 지나 바닷가로 들어서니 바위에 생명을 의탁하고 사는 석화와 파래가 눈에 뛴다.

부서지는 거친 파도에 몸을 맡기고 사는 '갯것'은 생명력이 대단하다. 흔히 섬마을 사람들은 해산물 채취행위를 갯것하러 간다고 표현한다. 특히 갯가에 자라는 파래에 셔터를 눌러댔다. 오늘은 파래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파래는 한자로 '청태(靑苔)‘라고 쓴다. 파란 이끼를 뜻하는데 '태'는 이끼라는 의미다. 즉 바다에서 자라는 이끼에서 유래되었는데 섬마을 사람들은 흔히 파래를 '해태'라고 부른다. 문득 우스개 소리가 생각난다.

“파래가 왜 파란가 했더니 파도에 너무 맞아서 그런지 파래져 부럿어요ㅎㅎ”

▲ 섬여행을 하다 관심있게 보면 지천에 널린 바위에 달라붙어 파래밭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 목격된다
▲ 섬여행을 하다 관심있게 보면 지천에 널린 바위에 달라붙어 파래밭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 목격된다

파래는 생명력과 저항력이 강해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바다의 청소부로 통한다. 특히 영양의 보고로 칼슘, 요오드,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조혈작용을 한다. 파래에 함유된 비타민A는 손상된 폐점막을 보호해주고 재생한단다. 특히 니코틴 해독에도 효과가 탁월하다는 말에 섬마을 사람들의 밥상에 파래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파래의 대명사 빗간이 '샐치파래'

▲ 바위에 딱 달라붙어 부서지는 파도를 이기고 사는 파래의 모습
▲ 바위에 딱 달라붙어 부서지는 파도를 이기고 사는 파래의 모습

화태도를 마주보는 섬, 횡간도를 ’빗간이‘라 부른다. 빗간이'는 임진왜란때 왜병들이 바다에서 활을 쏘면 이 섬이 막고 있어 화살이 빗겨나간다고 붙혀진 이름이다. 횡간도 등대근처 샐치에서 채취한 파래는 품질과 맛이 좋아 임금님께 진상되어 수랏상에 오를 정도로 유명하다. 예전엔 이곳 샐치 파래가 파래의 대명사였는데 지금은 잊혀져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제 파래와 매생이 구분법을 알아보자. 파래는 가장 굵고 거칠다. 감태는 가시파래 라고도 불리는데 파래보다 가늘고 매생이 보다 굵다. 파래와 감태는 밝은 초록빛이고 매생이는 진하고 어두운 초록빛을 띈다. 반면 매생이는 명주실처럼 가늘고 부드럽다하여 실크파래라고도 불린다.

파래는 무침, 파래전, 파래국, 마른파래로 자반 등 다양한 요리로 탄생한다. 이번 편에는 파래무침 즉 여수말로 '포래지'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어느 곳에서나 먹을 수 있는 파래무침이 아닌 특별한 파래무침을 만들어 보았다.

'나이드신 어른이 한분 돌아가시면 도서관 한개가 사라진다'라는 존경하는 분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래서 금오도와 맞닿은 섬 안도에 사시는 음식솜씨 좋은 지양님여사(77세)님께 만드는 법을 알려 달라 부탁했더니 "작업 허겄다. 나이든 함쎄가 아는 것이 뭐 있다고 포래지를 다 물어보냐“라며 수줍어하신다. 레시피를 받아 적으면서 '역시 어머니의 손맛은 이렇게 나와서 특별한 맛이 나는구나' 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지여사님표 포래지 레시피의 비법을 소개한다.

포래(파래)는 가느다란 포래보다 넓적한 포래가 맛있거든. 마늘을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나니 좀 적다 싶게 넣으면 돼요. 금방 담은 포래지는 쓴맛이 난께로 뚜껑을 열어놓고 겨울에는 하루정도 여름에는 반나절 정도를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어야 돼. 중간에 한번 뒤적여 줘야 쓴맛이 날아가고 숙성되어 맛이 더해지거든...

▲ 전통시장에 가면 맛좋은 파래를 싸게 구할 수 있다
▲ 전통시장에 가면 맛좋은 파래를 싸게 구할 수 있다

▣ 파래무침(사투리로 포래지 담기)

재료: 물파래, 무우, 사과한개, 다진마늘, 멸치액젓, 매실발효액, 실파, 홍고추, 풋고추 삭힌 것.

1. 파래를 소금 조금 넣고 주물러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깨끗이 헹궈낸다. 파래를 깨끗이 씻어야 잡냄새가 안난다.

2. 무우는 채썰고, 사과는 믹서에 갈고 실파는 잘게 썰어놓는다.

3. 다진마늘, 멸치액젓, 매실발효액과 갈은 사과를 넣고 간을 맞춘다. 여기서 간은 세게한다. 무우에서 물이 나오면 싱거워지기 때문이다.

4. 섞어놓은 양념장에 파래와 무우채썬것, 홍고추, 삭힌 고추를 먹기 좋게 썰어서 넣고 버무려 실온에 뚜껑을 열고 하루 잠을 재운 다음 드시면 훨씬 맛있다(파래지는 통상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게 특이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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